무언가 불편한 진실 Apple

iPad가 나온 이후 연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Flash. 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세상이 변하고 있긴 하는 구나... 라는 생각. 그리고 격세지감.

무언가 하고픈 이야기는 많은데, 정리하지 못한 단상들을 끄집어내 봄.

Apple의 제품 전략

우선 살펴봐야 할 것이 애플의 결벽증에 가까운 제품 전략. 스티브잡스가 iCEO로 복귀했을 때, 그가 먼저 실행한 것은 바로 심한 재고를 줄이는 일. 매킨토시는 쿼드라, 파워맥, 퍼포마, 파워북 등이 있었는데 이들은 또 각 제품별로 퍼포마 5200CD, 퍼포마 5210CD 등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했다. 이 제품들은 판매 사원도 구분하기에 헷갈릴 정도였고 이를 극도로 단순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맥의 복제품(OS 라이센싱) 생산을 전면 중단했고 애플다운 제품은 애플에서만 구입할 수 있게 방침을 바꿨다.

그리하여 애플은 제작 공정 및 사후처리에 있어 제품 단순화, 재고 관리비용을 줄였고, 자사의 제품 마진을 높이면서 HW/SW 플랫폼 통합을 이뤄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애플을 SW회사라 여기는 것과 달리 명실상부한 가전회사로서의 애플이 재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회사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Apple은 "Apple Computer Inc."다. 즉, **컴퓨터라는 식의 하드웨어 판매 회사란 뜻이다. 물론 현재 핸드폰과 TV까지 파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애플은 사명을 2007년 1월에 Apple Inc.로 바꿨다. 

이런 전차로 자사의 제품에 타사가 끼어들어 시장을 망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다시금 망하고 싶지 않다는 그들의 생존 전략이 깔린 것이니까.

사랑과 이별

스티브 잡스가 최근 "Adobe is Lazy"라고 했지만 과거에도 꾸준히 Flash에 대해 이와 같이 비판한 적이 많다. 많이 비판했는데 개선 안하니까 결론적으로 '너네는 게을러'라고 마침표를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을 들으니 애플과 어도비의 관계가 많이도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내가 니 친구가?'라고 서로 등 돌릴 지경이라니...

출처: Creative Bits

어도비의 얼굴마담인 '포토샵'. 이 프로그램으로 말씀 드릴 것 같으면... 굳이 설명이 필요없겠다. 대한민국 가정에까지 보급된(?) 프로그램이니까. 컴퓨터 새로 사면 MS 오피스, 아래한글 설치후 이놈 하나는 깔아준다. 왠만한 대한민국 삼척동자도 PSD 파일이 뭔지는 알고 있을 테니까...

포토샵. 처음부터 Adobe란 회사의 제품은 아니었지만 매킨토시에서 먼저 동작했고 어도비가 인수후 Photoshop 1.0 부터 Macintosh Exclusive하게 출시됐다. 버전 히스토리를 보면 2.5부터 MS 윈도우에서 동작했다지만 포토샵 4.0 이후, 5.0이 출시될 때부터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했던 것으로 봐서 아마 그때부터 이별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을까 싶다. 윈도우 3.1의 등장부터 포토샵 2.5를 출시했고 윈도우 95가 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으로 포토샵이 더 큰 PC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었으니...

예전엔 맥킨토시에서 Quark Express와 함께 DTP의 필수 SW였던 포토샵을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윈도우에서 켜고 있으며 또한 CS2(또는 아마 맥텔이후 CS3쯤?)부터는 포토샵 윈도우 버전이 먼저 출시되고 뒤를 이어 맥 버전이 나오는 사태까지 발생하니 뭐 말 다했지. 이제 애플과 어도비의 밀월 관계는 더이상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자명했던 것.

그리고 플래시...

어도비가 혁신회사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젠 그 이름조차 기억하지 않는 Macromedia는 확실히 혁신적인 회사였다. 그러나 그 정신을 어도비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로... 어도비가 매크로미디어를 인수한 2005년 이후 많은 이들이 MS로 갔으니... 이제는 Microsoft의 Silverlight에 기대해야 할까? 어도비에 남은 케빈 린치는 다시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까?

어도비와 합병할 거라는 예상은 이미 매크로미디어 제품군이 어도비와 비슷했으니까 어도비로서는 다윗같이 쪼그만 놈이 알짱 거리는 거 보기 싫었을테고 flash와 dreamweaver를 필두로 fireworks나 freehand가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시장까지 대적하려도 뎀비니 '그만하면 마이 묵었다'는 식으로 정리가 필요했을 터.

2005년 이후 플래시는 덩치를 너무 키웠다. 기능이 증가하면 필연적으로 복잡도도 증가한다는 것은 개발자들은 매우 잘 알고 있는 사실. 그들이 RIA 플랫폼으로서 승승장구하던 좋은 시절이 계속 될 것이라고 여겼는지 너무나 많은 기능을 때려넣었다. 하지만 복병은 다른 곳에서 칼을 갈고 있었던 게지... 그건 결국 그들을 선택했던 유저들이 그들을 싫어하게 됐다는 게 문제의 발단.

아마도 어도비의 지금 심정은 AK 소총을 만든 미하일 칼라시니코프의 마음과 동일하지 않을까? "내가 만든 소총을 아프리카의 어린이가 들고 있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고 했던...

애플은 ActiveX가 존재하지 않으니 그야 말로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어느날 부턴가 Flash라는 놈이 끼어들어 이리 설치고 저리 설치니 마치 안방을 내어준 것처럼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자신의 정책과도 어울리지 않고 더군다나 Apple의 UX guideline과 다른 이건 맥속에 윈도우 style을 갖고 설쳐대니 정말이지 결벽증 환자를 몹시 화나게 만든 꼴이다. 거기에 어도비도 사무기기(PC) 시장에서 자사의 제품을 판촉하고 애플은 가정에나 갖다버려 하고 홀대를 하니... 이제는 이혼할 때가 온 것이지 않은가?

하지만 애플은 영원할까?

난 애플빠다. 하지만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 그리고 맥에 대해 무성한 이야기들이 왠지 거북하다.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애인을 뺏겼기 때문은 아니다. 언젠가 이런 세상이 오기를 바랬고 또한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웹을 사용하기를 바랬었다. 하지만... 하지만... 왜 자꾸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걸까?

그건 중요한 이야기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너무나 한쪽으로 쏠리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 때문이다. 나 역시 일개 지구촌의 잡티에 지나지 않는 유저지만,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콧방귀라도 끼게 만들 수 있을리 만무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아닌 다수가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일텐데. 그것이 옳고 나쁨의 성토장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과거는 과거고 이젠 현실. 그러니까 넌 지금 잘못하는 거야? 플래시 넌 귀찮아 죽겠어. 그러니 제발 없어져! 꺼져버리란 말이야!? 엥 그런건가?

슬프다. 굉장히. 플래시만 없어지면 될까? 아니... 절대로 아닐껄? 누군가에 손에 들려있는 도구가 어떻게 쓰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게다. 그걸로 무얼 할 수 있을지를... 사장님들 제발 좀 투자하시구요...

얼마전 아이폰이 나오고 나서 하루만에 아이폰에서도 잘 보이는 사이트들이 생겼다. 누군가 그랬다. '그렇게 쉽게 할 것을 왜 안해줬나?'. 본질은 그거다.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리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것. 그건 아이폰에 대해서 관대하다고 외칠 일이 아니다. 엿같은 윈도우 모바일이라고 지원 안해줄 일이 아니다. 블랙베리를 쓴다 하더라도 거의 동일하게(똑같이 해줄 수는 없다. 미안하다)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단 말이다.

애플은 잘하고 있나? 윈도우에 대한 배려가 있나? 사파리? 뭐 아직 어린놈이니까. 그렇다면 아이튠즈는? 대단히 멋진 놈이지만 윈도우에서 쓰려면 눈물좀 삼켜야 한다. 이건 뭐 플래시보다도 더 심각한 자원을 갉아먹는다. 내가 가진게 윈도우 XP여서 그렇다고? 그렇지 애플은 가전제품 회사니까... 펌웨어 업글한다고 냉장고 2.0으로 거듭나진 않으니까. 항상 새로운 컴퓨터와 그에 어울리는 OS만 지원하니까. 당연히 몇년 지난 컴퓨터따위는 신경쓰지 않겠지. 감사하게도 구형 아이폰에도 신형 OS를 업그레이드 해줘서 늘 새삥으로 동작하게 해주지. 하지만 맥에서 새로 레오파드 깔아본 사람이 그런말 계속 할 수 있을지... 플래시가 한국어 지원을 잘 안해준다고? 애플도 거의 비슷하더이다.

애플은 스티브잡스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심히 걱정된다. 왜 그렇게 주주들이 스티브잡스의 건강에 신경쓰는 가를 본다면 더더욱. 그가 없던 시절 악화일로를 내달리던 그때 그 회사를 떠올려야 한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소비자들이 당신 편이 될 꺼라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 이 반짝 인기가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그리고 애플 속에 가두려 들지 말고 서로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

잠시나마 세상의 평등을 위해 노력했던 플래시에 대해 심심한 애도를 표하며... 이만.

* 덧 : 아! 참... 최근 혁신의 대명사인 아바타에 어도비 제품이 대거 쓰였다. 포토샵의 아부지 토마스 놀과 존 놀 형제 중 John Knoll은 아바타의 시각효과를 담당하기도 했다. 고로 Lazy 하다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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